#신앙 #삶
“오직 하나님이 성령으로 이것을 우리에게 보이셨으니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까지도 통달하시느니라” (고린도전서 2:10)
헬무트 틸리케의 하나님 마음을 듣다 ⑤

성령으로만 이해되는 하늘 아버지의 사랑
이 땅에 임하신 하나님의 영, 성령이 하시는 일은 인간의 이성으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신비다. 어떤 사람이든 약간의 지능만 있으면 2+2=4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인격적 측면에 대한 ‘앎’은 이러한 지식과 사뭇 다르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 본 적 없는 사람에게 모정이 무엇인지 물으면, 그는 상상이나 단편적 관찰에서 나온 답을 할 수밖에 없다. 그에게 모정이란, 비밀문서에 적힌 활자에 불과하다. 모정이 무엇인지 알려면 일단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주는 사랑을 자녀가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녀가 어머니를 사랑해야 모정을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이처럼 하늘 아버지에 관해 제대로 말하려면 우리가 그분의 자녀라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는 일을 성령이 하신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심을 내게 깨닫게 하는 이가 성령이시다.

예수님의 탄생과 십자가 죽음 등 성경 기사를 겉에서만 보고 소설처럼 읽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비밀문서처럼 그 의미가 숨겨진 채로 사장되고 만다. 그러나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위해 구주를 이 땅에 보내셨고, 구주 예수님이 내 죄를 짊어지고 죽으셨다가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참으로 성경이 이해되고 내 영혼과 삶이 변화된다.
그런데 우리 힘으로는 이 사실이 깨달아지지 않는다. 성령이 나를 해당 사건 속으로 이끄셔야 한다. 성령이 내게 빛을 비춰 주셔야 한다. 이러한 ‘성령의 조명하심’을 경험한 그리스도인은 대개 이렇게 말한다. “성경이 나를 위해 기록되었다는것이 어느 순간 퍼뜩 깨달아졌어요.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가 그냥 믿어졌어요. 말씀대로 살아 보려 했던 때부터 말씀이 풀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성경에 관한 지식만 있었을 뿐,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죠.”

오순절에 베드로가 설교하면서 언급한 성경 말씀은 이미 그가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즉 구약 시대에 전개된 하나님의 구원 역사였다. 그런데 성령 충만함을 받은 이후 베드로의 마음속에서부터 그것이 밝히 이해되었다. 성경 내용은 이전과 똑같은데 해석이 완전히 달라졌다. 청중은 베드로가 풀어 준 말씀을 듣고 마음에 찔림을 받았고, 결국 회개와 구원에 이르렀다(행 2:14~41). 성령이 말씀을 조명하신 결과다.
성령의 조명하심을 비유하자면 이렇다. 안쪽 창문이 스테인드글라스로 되어 있는 예배당이 있다. 바깥만 둘러보아서는 그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안다고 할 수 없다. 그 진가를 제대로 알려면,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빛을 발하며 생생한 색채로 우리를 압도하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예배당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밖에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거무칙칙한 창문일 뿐이지만, 안에서는 햇빛을 받아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이야기를 나타낸다.
오순절의 메시지는, 우리가 바른 태도로 말씀에 접근해야 함을 가르쳐 준다.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와 영광을 보길 원한다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어야 한다. 말씀을 읽고 듣고 묵상할 때, 말씀을 조명해 주시도록 성령께 간구해야 한다. 그러면 하늘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랑의 말씀을 깨달을 수 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선명히 알 수 있다. 오순절의 메시지는, 성령이 이끄시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우리도 하나님의 신비 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다고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