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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 없지만, 다 있는 사람들의 학교모임 세우기 프로젝트
학교기도불씨운동 활동가 2인 | 2025년 03월호
  • 3월, 우리는 다시 학교로 돌아갑니다. 새로운 학년, 새로운 학급, 그리고 선생님과 친구들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 역시 새 학기를 시작하며 각자의 배움 현장에서 마음을 다잡고 있겠죠? 예배가 없는 곳에서 예배하고, 기도가 없는 곳에서 기도하고, 하나님을 부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을 붙들며 살아야 할 우리이지만, 사실 그것이 혼자의 힘으로는 참 어렵습니다. 이번 달 ‘sena casting’에서는 이렇게 믿음의 결단을 하는 친구들에게 조력자가 되어 주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글│한경진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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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단체는 사무실도, 갖춰진 조직도, 문의할 번호나 직원도, 하다못해 인터넷 홈페이지조차도 없습니다. 그저 단지 이름만 있습니다. 그 이름은 ‘학교기도불씨운동’. 신기하게도, 실체가 없어 보이는 이 모임은 갑자기 ‘화르륵’ 일어나 불을 일으키더니, 곧 ‘사르르’ 사라집니다. 그러고는 ‘스르르’ 흩어져 작은 불씨들을 던집니다. 학교 기도모임으로 말입니다.  

     

    첫 불씨는 2016년 부산에서 시작됐습니다. 부산의 여러 청소년 단체와 교회들이 각자 학교 기도모임 친구들을 돕던 중 함께 마음을 모으게 되면서 ‘학교기도불씨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연합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이 의기투합해 시작한 것이 ‘The Wave’ 집회. 학기마다 열리는 이 집회에는 무려 1,000여 명의 청소년들이 모여듭니다. 이날, 각 학교의 기도모임 친구들은 박람회처럼 부스를 열어 그간 쌓였던 모임 이야기를 나누고, 이어서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며 예배의 감격을 누립니다. 아직 학교에 모임이 없다면 ‘내가 시작하겠다’며 결단하기도 합니다. 이 감격스러운 불길은 이제 전국으로 퍼져 ‘The Wave’, ‘The Wind’, ‘The Light’ 등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정신으로 이어지기 시작했고, 전국의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자기 지역에도 이 불씨를 전하며 학교 기도모임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이어스’, ‘아이자야씩스티원’, ‘예람워십’, ‘팀룩워십’ 등 굴지의 찬양팀들이 합류해 기꺼이 동역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어른들은 지금의 청소년 세대를 ‘미전도 종족’이라며 걱정합니다. 그러나 걱정과는 너무나 다르게, 청소년들 사이에서 시작된 작은 기도의 불씨는 어느새 세찬 불길이 되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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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기도불씨운동’은 어떤 분들이 섬기고 계신지 항상 궁금했어요. 조직체나 운영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김미경 모임 이름은 있지만 특별한 조직 체계 없이 지역별로 자원하는 분들이 단톡방에 모여서 함께 의논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부산 지역에는 한 30명 정도, 전국적으로는 300명 정도의 활동가 분들이 계시죠. 모두 자기 직장이나 사역지에서 본업을 하시면서 이 일에도 동참하시는 분들이에요. 순수한 마음으로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기도모임을 세우고 이어갈 수 있도록 헌신하시는 거죠.

     

    두 분은 어떻게 이 운동에 합류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전성곤 저는 부산의 ‘이사벨고등학교’라는 미션스쿨에서 교목으로 있어요. 기독교 학교이다 보니 기도모임을 하려는 아이들이 있어서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The wave’ 집회와 이 운동을 알게 됐는데요. 얼마나 도전과 감동을 받았는지 몰라요. 저는 미션스쿨의 교목으로 있으면서에도 아이들을 기도하도록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은데, 도무지 믿음을 찾아보기 힘든 일반 학교 안에서 자기가 나서서 기도 모임을 만들겠다며 결단을 하다니요. 그 아이들을 보니 나부터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뭐라도 돕자는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어요. 

    김미경 저는 CCC라는 선교단체에서 캠퍼스 사역을 하다 안식년을 갖고, “저의 다음 스텝은 뭘까요?” 하며 기도하고 있었어요. 그때 하나님께서 “네가 심장이 뛰는 대상이 누구니?”라고 물으셨죠. 그 대상이 10대 청소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CCC의 청소년 파트에서 간사로 일하기 시작했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The wave’ 집회에는 참여만 하는 정도였는데, 사역을 하다 보니 아이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합류했어요. 

     

    ‘학교기도불씨운동’ 안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 건가요?

    전성곤 ‘The wave’ 집회 때 QR코드를 통해서 학교 안에 모임을 만들고 싶은 친구들을 모집해요. 그러면 저희는 모집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듣고, 학교 안에서 모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면서 방향을 만들어 가죠. 한 학교에 여러 명이 있다면 서로 연결해 주기도 하고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희가 다 만들어 놓은 모임에서 아이들이 활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기도하면서 스스로 모임을 세우고 운영하게 한다는 점이에요. 저희는 아이들을 보조해 주는 역할일 뿐이죠. 중간 중간 모임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관찰하고, 고민이 있으면 들어주고 하면서요. 

    김미경 가끔은 아이들에게 간식을 보내준다든지, 한 번씩 만나서 교제를 나눈다든지 하는 식으로 지원을 하는데요. 사실 재정이 늘 넉넉하지는 않아서 활동가 분들이 사비로 지출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 와중에 감사하게도 지원을 해주시는 개인이나 교회들이 계세요. 그럴 때는 너무 한 곳에 지원이 치우치지 않게 관리도 하고, 필요할 때는 도와주실 교회들을 찾아서 부탁드리기도 하죠. 

     

    그만큼 친구들의 사정을 잘 아시겠네요. 지금 학교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요?

    김미경 아이들의 힘은 정말 대단해요. 장소가 있건 없건, 함께할 사람이 많건 적건 믿음으로 시작하거든요. 한 학교는 크리스천 선생님이 한 분도 안 계시니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서 2년 정도 점심시간마다 운동장 구석 스탠드에 앉아서 눈치를 봐 가며 기도하고 말씀을 나눴어요. 비가 오면 오히려 좋아하더라고요. 바깥에 눈치 볼 애들이 없다면서요. 그렇게 힘겹게 모임 자리를 지켜오면서 크리스천 선생님이 나타나기를 기도했는데, 작년에 글쎄 믿는 선생님이 두 분이나 나타나신 거예요. 그중 한 분이 한 교실을 마음껏 쓰게 해 주셨대요. 가끔 간식도 사서 보이는 곳에 두시고는 다른 친구들이 달라고 하면 “그럼 모임에 와 봐” 하고 미끼로도 쓰시면서요. 그런가 하면, 찾고 찾아도 함께할 친구가 없어서 결국 시작하지 못하던 친구도 있어요. 그래서 좌절했다는 친구에게 찾아가 “선생님이랑 교문 앞에서라도 기도하자” 했는데, 그 얘기가 다니는 교회 친구들에게 전해지면서 몇몇 친구들이 함께하게 됐대요. 그런 걸 보면, 하나님께서는 지금 이 아이들에게 주목하고 계시고, 순수한 마음 하나하나를 보고 들으신다는 걸 많이 느껴요.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는데, 학교 모임을 시작하려는 친구들에게 팁을 좀 주세요.

    전성곤 일단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결단해야 하겠고요. 그 마음이 생겼다면 함께할 친구와 도와주실 크리스천 선생님을 찾는 것이 좋아요. 아이들을 보니 교무실에 가서 책꽂이에 성경책을 두신 분이 계신지 훑어보더라고요. 요즘에는 앱으로 성경을 읽는 분도 많지만요. 그리고 아이들 말로는, 신앙이 있는 선생님들은 티가 난대요. 이름이 남다르거나 말투에서 감지가 된다나요? 그러면 “선생님, 혹시 교회 다니세요?”하고 여쭤보는 거죠. 

    김미경 ‘모임’이라고 해서 인원을 갖추려 하지 말고, 한두 친구만 있어도 일단 시작해 보세요. 믿는 선생님이나 모임 장소가 없다면 학교에 요청해 보거나, 학교 근처의 교회에 부탁드려 보는 방법도 있죠. 그마저도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학교 안에 우리만의 숨은 공간을 만들어 시작해 보세요. 분명 그곳에서 하나님이 일하실 거예요. ​ 

     

    돌아보면 3.1운동 때 만세운동을 주도한 것도 청소년들이었듯이, 무언가 마음에 심어지기만 한다면 청소년 세대에게는 그 어느 세대보다 폭발적인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전성곤 정말 그래요. 사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자기의 신앙을 나타내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신앙을 숨기고 있는 아이들도 많은데, 저희가 만나는 학생들을 보면 어쩜 저렇게 우직하게 신앙을 잘 지켜나가는지. 어리게만 보이는 친구들이 하나님을 믿고 신뢰해서 반전을 보여줄 때 정말 감동하게 돼요. 그런 면에서 신앙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세상의 다른 것들, 가치관들이 하나라도 더 자리 잡기 전에 신앙과 복음으로 기초가 먼저 세워져야 더 빨리 성장하고 흔들리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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