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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통의 연금술사: 하나님 안에서, 고난은 축복이다
前 제주유나이티드 FC 골키퍼 유연수 선수 | 2024년 09월호
  •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인생의 전부였던 축구를 그만두게 됐지만, 불평도 원망도 없다. 오히려 “행복하다” 고백하며 가는 곳마다 희망과 감사를 전하는 유연수 선수. 예전처럼 걷거나 뛸 수 있는 다리 대신, 하나님은 독수리처럼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셨다. 신체적으로는 제약이 생겼지만, 그의 인생은 하나님 안에서 더 자유로워졌다. 어디서 이런 무한 긍정의 힘이 솟아 나오는 걸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 봐야겠다.

     

    취재│이시온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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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꽤 신실한 모태신앙인이었다. 축구 때문에 고향을 떠나 학교를 옮겨 다닐 때에도 그 지역에서 꼭 교회를 찾아 주일 예배 자리를 지켰다. 하나님과의 가장 진한 추억이 있던 때는 인천에서 학교를 다니던 고등학생 시절. 주말마다 본가가 있는 전주까지 다니기가 부담스럽던 그에게, 하나님은 ‘목사님 아들’인 친구를 붙여주셨다. 인천에 사는 친구는 주말 동안 자신의 집에서 지내며 함께 아버지 교회에 나가자고 권했다. 스스럼없이 ‘아들’이라 불러주시는 목사님 가족과 지내며, 그는 진짜 목사님 아들인 양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게 됐다. 주일뿐 아니라 수요 예배, 금요 철야, 새벽 기도회까지 참석하며 점차 믿음도 강해졌다. 

     열심히 신앙을 지켰던 그때의 좋은 습관은 프로 선수 시절까지 이어졌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 자리까지 서게 된 걸 알았기에 시합 전 항상 말씀(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3)을 붙들고 기도했고, 순간순간 도우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경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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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축구가 우선이었던 그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프로 선수의 위치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점점 한계를 느꼈고, 그럴수록 하나님도 안 믿는데 승승장구하는 선수들이 눈에 밟혔다. ‘하나님이 왜 날 더 안 도와주실까’ 하는 불평이 생기면서 ‘이 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마음을 흔들기도 했다. 그렇게 프로 팀 입단 3년차가 되는 사이 하나님에게서 조금씩 멀어지며 신앙은 흐려져 갔다. 매주 챙기던 주일 예배마저도 일상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님을 잊고 지내던 어느 날,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일이 벌어졌다. 음주 운전 차량과의 충돌 사고로 하반신 마비 선고를 받게 된 것이다.

     ​의사의 장애 판정에도 유연수 선수와 가족은 이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기도 요청을 하며 하나님께서 기적처럼 다시 걷게 해주시기를 기도했지만, 동시에 불안과 원망이 차올랐다. “차에 같이 타고 있던 사람들은 가벼운 부상만 입었는데, 저는 하반신 마비라니요. 왜 하필 저인가요?”

    그는 자기보다 더 억장이 무너지실 부모님을 오히려 위로하며,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꼭 이렇게까지 되어야만 했나 하는 울분은 여전했다. ‘하나님을 더 이상 안 믿겠다’ 다짐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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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게 다시 소망이 생긴 건, 어느 기도회의 간증 시간에 나와 자신의 고난을 축복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나서다. 하반신 마비인 그가 병실에 누워 할 수 있는 것은 TV 보는 것뿐이었는데, 하나님은 그 시간을 통해 간증을 들려주시며 믿음의 눈을 뜨게 해 주신 것이다.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힘들었던 모든 순간에도 하나님이 함께하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돌이켜 보면, 사고 직후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그가 되뇌었던 말은 “하나님, 감사합니다”였다. 자신도 모르게 연거푸 쏟아져 나오던 고백이었다. 다친 목뼈 세 개 중 하나라도 완전히 부러졌으면 그 자리에서 죽게 되었을 텐데, 하나님이 생명을 건져주셨다는 것을 알고 감사 기도가 절로 나왔던 것이다. 사고 가해자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을 때에도 그랬다. 재판 당일, 담당 변호사가 무책임하게 법원에도 나타지 않아 당황하고 있을 때, 갑자기 구자철 선수가 연락을 해와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재판에 필요한 도움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 결국 담당 변호사의 빈자리를 구자철 선수의 변호사가 메워주었고 재판은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그야말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이렇게 살아계신 하나님이 늘 자신과 함께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원망은 회개로 바뀌었다. 그동안 운동을 핑계로 얼마나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얼마나 하나님을 소홀히 여기고 멀리했는지 깨달았다. 다시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겠다 결심하니, 이전보다 더 강한 믿음이 생겼다. 병원으로 실려 가는 응급차 안에서 느낀,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떠올릴 때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얼마나 아프셨을까?’를 묵상하게 되었고, 다시 일어나 걸어야만 기도 응답이자 간증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지금의 삶을 축복으로 여기게 된 것이 훨씬 더 기적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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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빌립보서 4장 13절 말씀을 붙잡고 기도했던 그는, 이제 정말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경기장 안에서만 적용됐던 말씀이, 그의 삶 전체를 이끄는 말씀이 된 것이다. 그는 다시 웃었고, 더 많이 감사했다. 우울함이 감도는 병원에서 늘 하나님 때문에 행복해하는 그를 보고 교회에 나가게 된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하나님 안에서 회복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그의 삶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유퀴즈>, <위라클> 등 다양한 채널에 고난에 굴복하지 않는 그의 이야기가 소개됐고, 지금도 개인 SNS에는 그의 메시지를 통해 힘을 얻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오히려 축구 선수 때보다 사고 이후 더 유명해진 것이 놀랍다는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절대 하나님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전에는 힘들 때만 하나님을 찾았다면, 이제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하나님을 묵상한다. 하나님만이 모든 슬픔을 기쁨으로 바꿔 주실 수 있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부모님께서 걷지 못하게 된 그를 보며 슬퍼하실 때마다 그는 더욱 담대히 말한다. “걱정 마세요, 엄마. 하나님이 모든 어려움을 이기게 해주셨잖아요. 마귀의 공격에 속지 않고 하나님만 붙잡으면, 결국 하나님이 선하신 뜻대로 이끌어 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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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제 하나님께서 주신 새 희망 안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할 꿈을 꾼다. 이번엔 패럴림픽 종목이다. 병원에서 아버지와 재미로 치던 탁구를 비롯해 사격, 노르딕스키 등 다양한 종목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십수 년 간 축구로 키워온 체력과 운동 감각을 하나님이 이렇게 다시 사용하시려는 걸까? 패럴림픽은 하계, 동계 모두 출전할 수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걷지 못하게 되어 모든 기회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이전보다 더 큰 세계가 그에게 열린 셈이다.

     ​“여호와를 의지하며 의뢰하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라.” 그의 SNS 계정에 들어가면 제일 처음 보이는 성경 구절이다. 세상은 더 높이 올라가라고, 더 많이 가지라고 한다. 한때는 그도 세상이 말하는 ‘복’을 가지려 노력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발견한 믿음과 신앙은, 그에게 진짜 ‘참된 복’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그는 사고 이전, 자신의 힘으로 삶을 이끌어 나갈 때보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 드린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휠체어 위의 삶은 여전히 불편하다. 하지만 더 이상 불평은 없다.

    그렇게 지금의 유연수는, 삶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전하며, 예전의 자신처럼 낙망하고 좌절해 있는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 되어 있다. “고통과 고난 가운데 있나요? 하나님이 여러분을 더 크게 쓰시려고, 가장 좋은 것을 주시려고 준비 중이십니다. 지금 제 삶을 통해 당신에게 희망을 전하게 된 것처럼,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여러분의 삶도 누군가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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