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구독
  • 로그인
  • 회원가입

Magazine|Contents

[인터뷰] ‘신동에서 음악가로’ 김하진의 음악에는 힘이 있다
연주자 김하진 | 2024년 06월호
  • 김하진. 그는 10년 전,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끼를 뽐내던 강호동 MC의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킹’에 14살 기타 신동으로 존재를 알렸다. 그리고 10년 후, 청년이 된 그는 이제 자기만의 음색을 찾아가면서, 테크닉 좋은 연주를 넘어 음악이 주는 영적 영향력을 고민하는 아티스트가 되어 있었다. 기타 음악이라고는 1도 모르는 채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이야기 속에 그의 음악세계, 일상과 고민, 무엇보다 하나님에 대한 진지한 묵상이 묻어나왔다.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시작 이야기부터 나눌까요? 기타를 처음 연주했을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세요?

    13살 때, 초등학교 6학년 여름이었어요. 원래 아버지께서 기타 연주자셔서 어릴 때부터 기타가 늘 곁에 있었지만, 제가 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지나가다 밟거나 기타에 올라타고 놀기만 했죠. 그러다가 13살이 되던 해 여름에 아버지가 한 영상을 하나 보여 주셨는데, 15살 정도 된 미국인 친구가 ‘펑크 디파이드’라는 곡을 기타로 연주하고 있었어요. 당시 그 영상에 딱 꽂혀 버렸죠. “나도 이 곡을 연주해 보자” 싶었어요. 제가 꽂히면 바로 움직이는 성격이거든요. 그날부터 아버지께 다짜고짜 기타를 하나 달라고 해서는 혼자서 유튜브 영상을 보고 무작정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 차를 타고 다니면서 음악을 많이 듣다 보니, 음악이 들리면 모든 파트를 분리해서 노래로 부를 수 있는 능력이 있었거든요. 덕분에 연주 영상을 무한 반복하면서 음을 따고, 손 모양, 연주 기법을 그대로 따라했었죠. 아버지도 기타를 연주하시니 저를 가르쳐 주실 법도 한데, 튜닝만 해 주시고는 그냥 놔두시더라고요. 알아서 해 보게 하신 것 같아요. 결국 혼자 2개월 정도 만에 그 곡을 마스터했죠.

     

    아예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2개월이면 말도 안 되는 기간이네요…. 그렇게 기타 연주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신 건가요?

    당시에는 그냥 재미있으니까 할 뿐이었어요. 덕후처럼 기타를 연주하는 분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 가입해서 정기모임에도 참석하고, 연주자 선생님들을 만나러 다니면서요. 최근 한 8년 만에 모임에 나갔는데, 그때 당시 제가 어땠는지 얘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13살짜리 꼬마가 와서 어른들이 연주하고 있으면 옆에서 듣다가 다 따라 치고 하는 게 희한하면서도 예뻐 보이셨대요. 그러다 14살 때 아버지가 제안하셔서 한 방송국에서 주최한 ‘기타킹’이라는 대회에 나가게 됐는데요. 당시 제가 연주할 줄 아는 곡이 4개뿐이어서, 그 곡들로 한번 도전해 봤어요. 그런데 대상을 받아버린 거예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기타 연주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죠. 그렇다고 해서 딱히 일상이 달라진 것은 없었고, 따로 레슨도 받지도 않았어요. 그냥 여전히 집에서 하루 종일 혼자 연습만 했을 뿐이었죠.

     

    혼자서 연습만 하다 보면 ‘지금 내가 하는 게 맞는 건가?’, ‘기본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15살 되던 해에 그런 고민이 한번 왔어요. 처음 시작했던 ‘핑거스타일’이라는 한 가지 장르로만 계속 연습을 하다 보니 질려서 그만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음악적인 사춘기가 온 거죠. 그때부터 새로운 스타일, 장르, 음악을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정말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수련하듯이 25분 연습, 5분 휴식을 하루 종일 반복하면서 몰입했어요. 세포 하나하나가 다 느껴지듯이 온몸에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요. 정말 고통스러운 수련의 과정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연주가 달라지더라고요. 사실, 그 과정이 있기 전에 아버지께서 왼손으로 연주하는 스타일에 대해 조언하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는 흘려들었죠. 제가 연주하는 스타일에 만족했으니까요. 그런데 슬럼프를 겪고 나니 그제야 저 스스로 연습을 하게 되더라고요. 깨달음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옆에서 중요하다고 말해도 자기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하거나, 깨달을 상태가 아니면 못 깨닫는 거예요. 

     

    그렇게 연습에 몰입하는 과정을 통해서 무얼 연마했던 건가요? 테크닉, 정확도일까요?

    테크닉보다는 톤에 대한 집착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한 연주자가 있는데요. 그분은 딱 한 음만 탁 튕겨도 듣는 사람이 무장해제 돼요. 한 음으로 사람들 마음을 열어버리는 거죠. 저도 그런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누가 들어도 ‘이 사람은 뭔가 다르구나’ 생각하게 되고, 듣기만 해도 어떤 영적인 힘이 느껴지는 상태랄까요? 

     

    그런데 영적인 영역은 테크닉으로만 가능한 건 아니지 않을까요?

    맞아요. 연주도 연주지만 제 삶과 경험들, 저의 생각과 묵상이 테크닉과 어우러져야 영적인 영향력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한번은 ‘도미닉 밀러’라는 레전드 기타리스트와 워크샵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아기가 아기를 낳지 못하듯, 음악도 음악을 낳을 수 없다”라고요. 음악 세계에만 갇혀 있지 말고, 일상의 것들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나의 생각과 경험이 음악으로 표현될 수 있게 하라는 말이었죠. 저도 그 말씀에 동의해요. 머리에서 악기로 바로 나가는 연주자가 아니라, 머리에서 가슴을 통해 악기로 표현하는 연주가 진짜니까요. 그래서 연주자로서는 대도시에 가서 여러 연주자들과 어울리면서 교류도 하고, 무대도 서고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오히려 조금은 자연과 가까운 이곳(횡성)에 머물면서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강아지들을 돌보고, 집 정원을 정리하며 지내는 일상을 벗어나지 않으려 하기도 해요. 이곳에서 채워지는 묵상과 감성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움직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그분의 시간에 저를 움직이게 하실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그때까지 저는 이곳에서 묵상하고 연습하며 저를 준비시키는 거죠. 

     

    좀 더 얘기해 볼까요? 그렇다면 ‘음악의 영적 영향력’이란 어떤 걸까요?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손짓이 아닌 말씀(소리)으로 하셨잖아요. 거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소리, 언어에는 분명히 영향력이 있죠. 더구나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창조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쏟아내는 언어와 말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고 믿어요. 그런 점에서 연주자의 언어는 음악이잖아요. 이 악기를 통해 나오는 소리 역시 제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실리는 힘이나 메시지가 달라지겠죠. 악하거나 선정적인 심볼을 담은 노래는 멜로디만으로도 사람들의 정서를 해치기도 한다잖아요?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사람들이 표현하는 음악 안에는 하나님의 마음과 위로와 치유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복음의 영향력이 담기게 되는 거죠. 다윗이 연주를 하면 악신이 떠나갔다는 성경의 기록처럼요. 

     

    기타로 연주한 찬송가 앨범을 내셨더라고요. 그런 의도로 발매하신 걸까요?

    사실, 찬송가 앨범을 내는 건 제 의지가 아니었어요. 저를 아껴 주시는 한 음악 감독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는데요. 작업이 쉽지는 않았어요. 제가 찬송가 세대가 아니기도 하고, 찬송가를 부르던 세대의 분들이 생각하는 곡의 이미지와 감성을 저는 잘 모르니까요. 그래서 혼자 고민도 기도도 많이 했죠. 그러다가 마음먹은 게 있어요. 아예 찬송가처럼 편곡하지 말자는 거였죠. 보통 그렇잖아요. ‘하나님’, ‘예수님’, ‘십자가’ 이런 것들은 믿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죠. 그래서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거부감 없이 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서 편곡에 도전했어요. 기독교 안에 갇힌 음악이 되지 않게요. 하나님도 그러시잖아요. 하나님은 교회나 어디 특별한 곳에만 계신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자연과 질서와 일상 속에서 항상 느낄 수 있잖아요. 저는 제 음악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무엇을, 어떤 연주를 하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와 존재가 느껴졌으면 하죠.

     

    실제로 앨범을 들으신 분들의 반응은 어떠세요?

    감사하게도 제 주변의 크리스천인 분들이나 아닌 친구들이나 다 똑같은 얘기를 하세요. 편안하고 뭔가 위로가 된다고요. 제가 딱 바랐던 대로요. 이런 것들이 제가 잘해서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나님께서 저를 위로와 회복의 도구로 사용해 주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사람이자 연주자로서의 비전이 있다면 나눠 주세요. 

    어릴 때부터 가진 사명이 있어요. ‘복음이 복음으로 전해지지 못할 시대가 오면, 제 음악이 복음을 전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저에게 주신 이 음악이라는 도구를 잘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가사가 없어도 제 연주, 제가 만든 음악 안에 깃들어 있는 힘은 존재하는 것을 믿기 때문에, 앞으로 제 음악을 통해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나 모르는 사람에게 복음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연주자,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 

     


  • url 복사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여러분의 댓글은 힘이 됩니다^^
등록

저작권자 ⓒ 새벽나라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