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마비되어 버린 최근 몇 달, 코로나19와 관련된 여러 이슈 중 ‘신천지’는 단연 최고의 키워드가 되었다. 교회들의 경계 대상에서 이제 사회 전체의 경계 대상으로 등극한 신천지. 일상 안에서 교묘하게 접근하는 그들의 수법은 그 속에서 힘겹게 탈출(?)한 사람들에 의해 하나 둘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때는 신천지 신도였지만, 지금은 신천지 치료 상담사가 된 김강림 전도사가 그중 한 명이다.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신천지에서 빠져나올 때 가족의 역할이 컸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 이야기도 부탁드려요.
신천지는 자신이 신천지에서 교육받는 것을 부모님께 알리지 말라고 가르쳐요. 아시면 반대하니까요. 저 역시 몰래 다녔는데, 부모님이 중간에 알게 되셨어요. 하지만 저에게 내색하지 않으시고 조용히 이단상담소에 찾아가 대처법을 배우셨죠. 그리고는 어느 날 저에게 말씀하셨어요. “네가 신천지에 다닌다는 걸 알고 있어. 한번만 상담소에 가보자” 저는 거부하고 가출을 하려고 했어요. 신천지에서 그렇게 배우거든요. 상담소에 가면 신천지의 교리가 거짓이라는 걸 알고 탈퇴하기 때문에 신천지 입장에서 상담소는 무척 공포스러운 곳이에요. 그래서 절대로 상담소에 가지 못하도록 그곳에 대한 공포감을 심어주죠. 실제로 신천지 친구들은 자기 친구들이 상담소에 갔다가 돌아오지 않으니 그곳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져요. 상담소로 가던 중에 차 문을 열고 도망치려다 굴러 떨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엄청나네요. 그런데 전도사님은 어떻게 상담소에 가기를 결심하셨나요?
부모님께서 제가 가출하지 못하도록 직장도 그만 두시고 집을 지키셨어요. 동생도 졸업을 앞두고 휴학을 했고요.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울면서 부모님과 대화하며 싸웠죠. 부모님께서 그렇게 우시는 모습을 뵌 적이 없어서 너무 놀라고 마음이 아팠어요. 결국 아들로서 옳은 행동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도망치지 않고 상담 받겠습니다”라고 했죠. 신천지에서 나오겠다는 말이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7개월 교리 교육을 끝내고 열정이 넘치는 시기였기 때문에 상담사와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었고, 그러면 부모님께도 제가 믿는 교리를 설명해드릴 수 있겠다 싶었던 거죠.
실제로 상담사를 만나 보니 어떠셨나요?
딱 이틀 만에 알았어요. 신천지가 사기였다는 걸요. 교리로 겨뤄보고 싶었지만 제가 박살나게 깨졌죠. 전문가가 몇 마디 하니 반박이 안 되더라고요. 그만큼 신천지의 교리가 허술하니까요.
이상한 것은요.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 봐도 신천지가 사기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왜 그 안에 있으면 깨닫지 못하는 걸까요?
맞아요. 요즘에는 신천지가 사기라는 증거와 교육 자료들이 인터넷과 유튜브 상에 정말 많아요. 그걸 보면 굳이 상담소까지 오지 않아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어요. 실제로 그런 사례도 많고요. 그런데 문제는 신천지에서 그걸 보지 못하게 한다는 거예요. ‘인터넷은 선악과’라고 가르치거든요. ‘보기 좋고, 먹기 좋아 보이지만 따 먹으면 죽는다’, ‘신천지가 주는 맑은 물을 먹어야 하는데, 인터넷은 신천지를 비방하는 사람들이 조작한 글들로 더럽혀진 독극물이라 먹어 봤자 의심되고 무너지니 아예 보지 말라’고요. 그래서 대부분 신천지에 관한 글이 있어도 한두 줄만 보고는 바로 피하는 반사작용을 해버려요. 학습과 세뇌가 그렇게 무서운 거죠.
신천지의 어떤 면이 사람을 그렇게 통제할 수 있게 만드는 걸까요?
그런 강력한 통제가 되는 이유는 주기적인 세뇌 교육에 있어요. 그리고 겁을 주죠. 신천지에서 탈퇴할 경우 어떤 저주를 받고 어떻게 지옥에 가는지. 미래에 올 영광스러운 14만 4천의 나라에 대한 믿음을 주고, 그것만 바라보고 달려가게 하니까 결국 신천지가 아니면 미래도, 의지할 데도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버리는 거예요.
전도사님도 그렇게 믿었던 신천지가 거짓이라는 걸 알고 충격을 많이 받으셨겠네요?
배신감과 충격이 엄청났죠. 그래도 감사한 것은 신천지에 있던 기간이 길지 않았고, 제가 성격적으로도 빨리 털어버리는 편이어서 ‘아이 사기 당했었네. 이제 나 같은 사기 피해자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빨리 전환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거기에 오래 몸담아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깊어진 상태이고, 성격적으로도 자책을 많이 하는 경우라면 후유증이 무척 커요. 그래서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하죠. 신천지 탈퇴자들의 공동체도 있으니까 그런 도움을 받는 것도 좋고요.
왜 하나님께서 이런 괴로운 시간들을 허락하셨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하나님의 뜻을 제가 함부로 해석하긴 어렵죠. 다만 그 과정들이 있었기에 지금 제가 이단 상담사로 세워질 수 있었다는 것만은 확실하죠.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그분의 뜻을 추측할 뿐이에요. 어디로 이끄시든지 이끄시는 대로 분별하며 갈 뿐이고요.
신천지에 빠지기 전과 후, ‘이단’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신천지에 다녀오기 전까지 이단에는 관심도 없었고 저와 관계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단에 빠진 사람은 솔직히 좀 이상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경험하고 나니 이단은 ‘재앙, 재난’이에요.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덮치죠. 신천지가 한 사람을 목표로 삼으면 바로 달려들지 않고 사전 조사를 한 뒤 팀 단위로 그 사람과 인관관계를 맺으며 접근해요. 그러면 누구든 빠지게 되어 있죠. 갑자기 재난을 당하는 거예요. 안타까운 것은, 제가 빠져나와 보니 피해자가 국내에만 200만이 넘을 정도로 사이비가 판을 치는데, 그에 대한 재난 대비 교육이 전혀 안 되어 있더라고요. 이제 조심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공부가 필요해요. 어떻게 접근하는지, 어디로 데려가서 무엇을 가르치는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성경과 교리들을 먼저 제대로 알아야 해요. 삼위일체, 구원론, 종말론 등은 재미도 없고 어려워서 교회에서 잘 가르치지 않는데, 문제는 이단이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는 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믿는 진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우고 알아야 해요. 내 영혼을 위한 일인데 대충 믿을 수 없잖아요.
마지막으로, 이단상담사로서 전도사님의 비전과 소망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사이비 청정국 대한민국’이요. 사이비는 종교를 빙자한 사기예요. 사람의 마음을 세뇌시키면 떼돈을 벌 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들도 종교로 보기 때문에 법으로 제제하지 않죠. 그래서 계속 생겨나는 거예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종교성이 좋고, 이념과 가치관, 특히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에 사이비 종교는 계속 성장해요. 이 모든 상황이 바로잡히고 사이비가 뿌리내릴 수 없는 청정 국가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