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도 그랬어』 서평
“모세도 그랬어” 라는 제목부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신약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울을 말할 수 있다.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이후 온갖 고생을 하며 복음을 전한 위대한 사도이다. 유대 예루살렘에 머물던 복음을 헬라 세계로 확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바울이 이 과정에서 겪은 온갖 죽을 고생들이 성경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바울의 고통과 아픔을 다른 인물보다 더 잘 이해한다.
그런데 모세는 사람들이 다르게 본다. 모세가 자의식을 가지기 시작할 때 그는 이미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권력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리고 기껏해야 미디안 광야에서 40년을 보냈다고 하는데, 그것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삶이었다. 그러다 떨기나무 불꽃에서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고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는 지도자가 된다. 그 과정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엄청난 기적들을 베푼다. 이런 모세의 삶에 깊숙이 공감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인간으로서의 모세를 보고 싶었다. 바울은 쉽게 상상이 되지만 모세는 바울만큼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인간 모세를 제대로 이해할 때 나의 삶과 연결시켜 위로와 사명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이 책에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일하심"이라는 부제를 달고 싶다. 이 책은 모세라는 한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모세 자신도 전혀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은 모세를 태어나게 하시고 가르치시고 훈련시키셨다. 그리고 때가 되자 그를 부르셨다.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하고 광야 40년을 이끌게 하신 것,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치밀하게 일하신 결과였다.
하나님은 일을 하시면서 모세의 다듬어지지 않은 성품도 고쳐가신다. 특히 모세가 두 돌판을 깨뜨린 사건은 모세의 다듬어지지 않은 혈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모세에게 하나님은 돌판을 다시 다듬어 오라고 하신다. 모세가 돌판을 어떤 심정으로 만들었을까?
"모세는 밤을 새우며 돌판을 깎았을 것이다. 고된 작업에 백성들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불같은 성격을 탓했을 것이다. ..... 그래서 밤새도록 자신의 혈기를 자책하고 회개하면서 돌을 다듬고 또 다듬어냈다“
모세가 다듬은 것은 돌판이 아니라 자신의 못난 성품이었다. 밤새도록 자신의 못된 성품을 깎아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성품이 발목을 잡는다. 므리바에서 물을 내는 과정에서 혈기를 부림으로써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애굽에서 혈기를 통제하지 못해 미디안 광야로 쫓겨난 모세는 급기야 그 혈기 때문에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스라엘 역사는 물론 세계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위대한 모세도 결국 다듬어지지 않은 성품이 끝까지 발목을 잡은 것이다.
모세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공감이 된다. 나도 젊었을 때 혈기를 다스리지 못하여 일을 그르친 적이 있다.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죽지 않은 내 성품이 언제 고개를 들고 일어날지 모른다. 모세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성품이 내 인생을 좌우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말씀으로 다듬고 기도로 다듬어 본다.
나는 이 책을 두 종류의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첫째는 한 사람의 인생을 하나님이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보면서 자신의 삶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은 사람이다.
둘째는 전무후무한 모세도 결점이 많은 인간이었다는 사실에서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다. 지도자로서의 성품뿐만 아니라 매 순간 무언가를 결정할 때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한다. 특히 10명의 정탐꾼 때문에 광야에서 40년을 보낸 것을 생각하면, 믿음의 사람들을 제대로 선택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런 모세의 아쉬움 속에서도 드러나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며, 자신의 인생을 자책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