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드라마로 읽는 성경 1부를 읽고
박정원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TV를 잘 못 본지 오래 되었지만, 드라마는 언제나 큰 재미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보느라 약속도 잡지 않고 그 시간이 되면 TV앞에 앉아 있는 내 모습… 인기가 한창인 ‘국민드라마’가 진행될 때는 장사가 안 되는 정도라니 드라마의 매력은 가히 엄청나다. 그 인기 비결은 뭘까? 두말 할 것 없이 ‘재미’를 꽂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드라마는 눈을 뗄 수 없는 매력과 기다릴 수 없는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마력이 있는 것이다.
성경은 어떨까? 모든 성경책이 ‘역사’는 아니지만, 성경은 오실 예수 그리스도와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다루는 거대한 드라마이다. 사실, 드라마 이상의 감동과 교훈,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진리가 성경에 있음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읽느라 드라마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달려오는 성도가 많지 않은 이유가 어디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드라마 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성경의 매력을 다 깨닫지 못한 것도 한 몫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에 지역 연구차 두 달 정도 대학생 때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인도 문화와 언어를 잘 몰랐던 당시에 인도 드라마와 영화는 이해 되지도 않고, 재밌게 다가 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두 달여의 현지 생활과, 이후 일년 여 동안의 어학공부와 인도 관련 수업들을 수강하며 인도에 대해 알게 되자 인도영화와 드라마의 매력에 심취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꽤나 인기를 누렸던 ‘세 얼간이’ 영화를 보면서도 인도어와 인도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진 나에게 그 영화의 재미는 특별했다.
‘역사 드라마로 읽는 성경 1부’를 읽으면서 이러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성경의 언어와 문화, 그리고 역사와 그 배경을 알고 성경을 읽으면 얼마나 더 생생한 재미와 더 깊은 교훈을 얻게 될까?’하는 생각이 바로 그러한 생각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성경일독’을 위해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의도 자체가 독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그 만큼 독자로 하여금 많은 유익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성경은 영적인 책인 동시에 역사적인 책이라는 것이 책의 출발점인데, 저자의 주장대로 이러한 시도는 성경의 역사,문화적인 요소들은 배제 한 채 알레고리적 해석에 의존한 설교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성경 본문을 더욱 풍성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말씀을 전할 수 있는 큰 유익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성경배경주석이나, 모세오경 역사 배경서와 같이 학문적이거나 딱딱하지 않은 것이 또한 매력이다. 아니, 그것이 바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란 말이 옳을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원래 3부 서평을 하기로 되어 있어서, 야심차게 1부,2부를 구매해 놓고, 3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배달사고로 3부는 받지 못하고, 1부를 받게 되어 1부가 한 권 남았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어쨌든, 1부부터 읽게 된 것이 다행 이라면 다행일까?
멋진 대하 드라마 한 편을 기대하며 기분 좋게 책을 펼쳤다. 나의 기대와 달리 세계사 시간과 신대원시절 기독교 역사 시간의 트라우마(?)를 방불케 하는 지도들과 지명들이 나를 시험에(?) 들게 했다. 그러나, 드라마를 즐기기 위해서는 그 문화와 지리, 역사 등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듯, 성경을 역사 드라마로 읽기 위해서는 마땅히 이겨내야 하는 관문아니겠는가! 저자의 설명을 따라 지도도 직접 그려 보며 지명과 위치를 숙지 하기 위해 때 아닌 공부도 마다 하지 않고, 책을 읽어 나갔다.
처음에는 좀 딱딱하고, 이게 아닌데 싶은 면도 있었지만, 장을 거듭할수록 서서히 재미가 몰려오고, 흥미가 유발되며, 나도 모르게 성령님 워작, 류모세님 각색의 드라마에 흠뻑 젖어 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것도 모르고 설교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 거리기도 하고, ‘나도 달러 빚을 얻어서라도 성지 순례 다녀와야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서 신대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성경의 역사적 배경과 성경 밖의 제국들의 역사에 대해서 그리고 그 배경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었다.
직접 땅을 밟고 현장을 둘러보는 성지 순례만 할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한 권의 책으로 큰 경험과 체험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까지도 표해본다. 책을 덮으며, 드라마 한 편이 끝날 때와 같은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한 국가의 역사, 그리고 성경의 역사와 그 배경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이것을 펼쳐내는 책 또한 결코 가볍거나, 단순히 읽어 내려져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독자가 최대한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고, 방대하고 막대한 분량을 짧은 한 권으로 집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또한, 단원평가 문제와 곳곳에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있는 자투리 글들은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솔솔한 지식도 더해 준다.
비록, 1편(1부)는 끝나지만, 2부와 3부라는 ‘다음 드라마’가 있음에 위안을 얻으며 책을 덮는다. 신학전문가나 역사전문가의 학문적 책이 아니라, 현지 전문가의 다양한 경험과 노력의 산물인 이 책을 통해 더욱 성경의 진리가 우리에게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 한다.